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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문집

[일상] 4월15일 월요일

 

매일 사진 하나씩만 올려도 기록이 쌓이는 것이니 성공이긴한데, 사람이 아무리 여유가 있어도 그러기 쉽지 않다.

사지가 멀쩡하니, 회사를 가지 않아도 할 일은 집에 쌓여있더라.

 

오늘은 백수로서의 첫 월요일이었다.

생각보다 느러지게 늦잠도 자고, 게으름도 피우고 싶었지만, 현실은 성격상 그렇지 못했다.

 

화장실 옆 선반에 빨래한 수건도 가지런히 정리해서 올려두고,

 

어제 한차레 끓여 먹은 김치찌개는 혹시 쉬었을까 김치랑 물이랑 참치, 햄 등을 넣고 한 번 더 끓여 주었다.

보글보글. 

 

설거지하기 전에 설거지 렉도 한 번 싹 비우고 설거지 완료!

 

나름 깔끔하게 유지한다고 하는데 잘 안되는 것 같다.

타일이나 싱크 사이에 물 때 끼는 것좀 제발 방지하고 싶다.

설거지 하거나 잠깐씩만 물 틀어도 마른 수건, 키친타올로 건조하게 닦고 또 닦고 해도 도저히 성에 차지 않는다.

그냥 이곳은 사막같이 건조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T_T

 

식구는 둘인데 돌아서면 밥을 해야 한다.

정말 신기하다.

 

집안 일을 하다보면 냉장고를 자꾸 열어보게 되는데, 냉장고에 식재료나 남은 음식이 있으면 그렇게 아깝다.

그래서 밥 하는 동안 앞 집에서 해다주신 쑥 절편 해동해서 먹기!

 

오늘은 수건 빨래 하는 날.

정말이지 집안일은 동시다발적으로 해도 해도 끝이 없다.

돌아서면 앉은 자리 다시 치워야 하고, 뭘 또 쓸고 닦아야 하고 빨아야 하고....

7시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앉아있던 시간이 2시간도 채 안되는 것 같다.

 

벌써 오후 4시 반.

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간다.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어서 요즘은 인스타도 블로그도 다 인태기 블태기 상태.

이제 이 글만 찌면 또 엉덩이 떼고 바로 저녁 반찬 준비하러 가야한다 ;ㅅ;

 

그래도 테라스 너머로 보이는 봄의 풍경은 너무 아름답고 좋다.

초여름이 오면 이곳에서 고기를 구워 먹어야지 :)

 

오늘 하루 정신없이 돌아다닌 이유!

이런 관공서 일은 봐도 봐도 끝이 없다 정말.

 

예전부터 집에 있으면 하루 종일 커피를 내려마시는 건 엄마였다.

이제 엄마가 매우 이해가 가고 있다. 하루에 커피 3잔 안 마시면 아마 쓰러질 지도 모른다.

 

환기하며 향 피우기.

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과 중 하나.

파우더리한 샌달우드의 향이 집 안에 짙게 퍼진다.

(이 마저도 밥 하면 소용이 없음. 정말 위대한 밥의 냄새)

 

오후 4시 반.

햇살이 흐드러지게 쏟아지는 거실 한 켠.

-

내가 신경 좀 쓴(?) 구석.

저 민트색 가방(?)은 엄마가 재작년 생일 선물로 주신 건데,

LP판을 플레이할 수 있는 턴테이블 되시겠다.

혼자 살 때는 늘 저걸로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본가로 들어가게 되어 쓸 일이 거의 없었는데,

이번에 다시 나오면서 쓸 일이 생겼음 :)

 

요로케 가방을 열면, 턴테이블이 뿅 - 하고 나타난다.

어수룩 해질 때 혼네를 들으면 아주 좋죠.

 

이제 글을 다 쪘으니, 저녁 반찬을 하러 가야겠다.

오늘은 아마 계란말이를... 해야 할 듯...?

 

모두들 감성감성한 하루 마무리 하세요 ;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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